100세 시대, 평생 새로운 일 찾기

Posted by 그루아노
2015. 8. 10. 18:13 일상이야기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가 집필한 ‘내일’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전 세계 곳곳의 청년들이 기존의 직업과 달리 새로운 직업을 창조하며 살아가는 새로운 트렌드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영국에서 집사라는 직업이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있다고 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높은 학벌을 가진 대학교 졸업생들도 몰리며, 집사학교에서 교육까지 받는다고 한다. 매년 백만장자는 늘어나고, 그 집을 관리해줄 만한 지식과 예절교육을 받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한다. 



얼마 전 한 신문기사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굳어진 ‘대량 생산, 대량 소비’에 맞는 교육을 받은 ‘제널리스트’가 설 자리는 사라지고, 전문가만 살아남는다. 그것도 한 우울만 파는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따라 분야를 넘나들며 변신할 수 있는 유연한 전문가만 생존한다는 것이다.”

아는 40대 의사분과  직업에 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요즘 새로운 공부하는데 힘들어 죽겠다며 하소연을 했다. 그는 사람의 하지 혈관 위주의 시술 전문으로 대학병원에서 일했다. 그런데 요즘은 심장 혈관 시술까지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의료 기술과 장비가 매년 발달 하다 보니 수술 케이스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거였다. 예전이었으면 하지 혈관 시술만으로도 먹고 살았는데 요즘은 심장까지 공부해서 시술하는 의사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서로 밥그릇 싸움이 날만큼 치열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예전에는 병원 침상에 누워있는 환자들을 보면 70정도의 연령대의 노인 분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에는 평균 연령 80이 넘는 분들이 침상에 누워있다고 했다.






점점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명이 늘어나는 모습이 현장에서 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요즘은 100세 시대, 의사라는 신분이 예전에는 하나의 기술만 가지고도 먹고 살았는데 이제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술과 수술 능력을 습득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들다며 힘든 세상이라며 푸념 섞인 말을 했다.   


2013년 3일 동안 이루어지는 한 직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취업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었고, 모든 연령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참여 첫날. 연령대가 10대에서 50대의 다양한 사람들과 프로그램에 배정되었다.

미용사의 꿈을 꾸는 10대 여고생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이제는 나만의 일을 찾기 위해 찾아온 20대

갓 태어난 아이를 위해서 재택 근무를 원하는 30대 아기 엄마

영어강사 일을 그만두고 상담사 일에 도전하는 40대 한 가정의 주부

큰집 맏며느리로 시집와서 성인이 된 아들 둘을 훌륭하게 키운 50대 어머니는 이제 여유가 생겨 본인의 일을 찾아 나서고 싶다고 하셨다. 모두가 사연이 있고 그들만의 직업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대부분이 20~30대의 젊은 연령층이 직업 찾는 것에 더 간절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각자 자기만의 직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오히려 나이가 있는 분들이 더 늦기 전에 본인의 직업을 찾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내비쳤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사람들 앞에 나와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주로 가졌다. 본인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부끄러울 법도 한데 열정적으로 임하는 50대 분들을 보았다. 짧았지만, 3일간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다. 나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도 끊임없이 직업을 찾아 나서는 열정에 오히려 그분들에게 에너지를 얻고 왔었다. 그리고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취업을 하는 데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최근 50, 60대 많은 사람들이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도 20대 취업 준비생 못지않게 직업을 구하기 위해 잡 박람회에 방문한다. 돈을 버는 건 부차적이고 본인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은 사회적 욕구 때문이다. 이제 세상은 직업을 구하는 데 있어서 정해진 나이 제한에 대한 인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본인이 일을 할 수 있는 의욕만 있다면 죽기 전까지 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 기사에서는 우리는 죽기 전까지 2~3가지의 직업을 가지는 게 당연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한다. 어떤 일을 그만두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해왔던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 나서려는 마음의 자세가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은 거 같다. 다시 취업 준비를 하며 느끼는 미래의 두려움과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에 대한 경력이 아니라면 선뜻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전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 연설에서 "Connect the Dot"이라고 말하며 본인이 대학교에서 몰래 도강한 서체를 배우지 않았더라면 최초의 대중 컴퓨터인 매킨토시에 본인이 배운 글씨체가 들어가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스티브 잡스는 미래에 이 서체가 내일에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다고 한다. 과거 자기가 했던 모든 일들이 미래에는 다 연결되어서 영향을 미친 것이다. 

100세라는 긴 직업 여행을 떠나는 우리,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두려워하지 말자. 살아생전 내가 했던 어떤 작은 경험들도 이후에 예상치 않게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평생 직장의 개념을 벗어 던지고,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아 나서자.